[독자투고]

정읍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순경 김채원

7월 말을 시작으로 초·중·고등학교 대부분의 학교가 하계 방학 기간에 들어섰다. 학생들은 가족 여행이나 부족한 학업 공부, 휴식 등 저마다의 방학 계획을 세우며 방학을 즐기고 있다.

통계상 학교폭력은 학생들 간 일종의 서열 싸움으로 새 학기에 많이 발생한다. 그래서 방학 기간으로 접어들게 되면 대부분 “방학 기간에는 학교폭력이 발생하지 않겠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일진 등 불량서클에 의한 상습적이고 집단적인 폭행·갈취 등 학교폭력이 학원가 중심으로 집중될 우려가 있고 또한 강·절도, 성폭력 등 강력 범죄로 확산될 수 있어 이에 대한 예방이 절실한 때이다.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감금, 협박, 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 심부름,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학교폭력의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학교폭력은 학교 밖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 방학 기간이라고 학생들 간의 교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들끼리 왕래가 있고, 그 안에서 갈등이 있을 것이고, 이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들이 생겨날 것이다.

특히 인터넷 매체 및 스마트폰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그에 따른 학교폭력도 증가하고 있다. 예전에는 왕따 피해를 당한 학생이 최후의 수단으로 전학을 가게 되면 더 이상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현재에는 통신 수단 발달로 인해 피해 학생이 전학을 가게 되어도 각종 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이 학교폭력은 학생들 간의 직접적인 대면이 이루어지지 않는 방학 기간에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학생들을 학교폭력으로부터 지키는 우리 학교전담 경찰관들에게 방학은 없다. 여름 방학 기간 학교 밖에서의 학교폭력 가·피해를 사전 예방하고, 각종 유해 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공원 및 골목길 등 청소년 비행 우려 지역 순찰, 청소년 범죄 예방 교육, 주말을 이용하여 선도프로그램을 운영 등은 365일 우리의 임무이다.

학교폭력은 학생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있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은 가해 학생들의 보복이 두렵다는 이유로 신고하기 꺼려진다고 말한다. 실제로 몇 번의 괴롭힘을 참다가 견디지 못해 신고하는 학생들도 많다.

학생들 스스로 강한 의지를 갖고 주위의 어른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자세도 필요하겠지만, 피해 학생들이 우리 어른들을 믿고 먼저 도움의 손길을 뻗을 수 있도록 우리들 스스로도 우리의 역할이 막중함을 느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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