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인구(關係人口)를 늘려 지방 소멸위기 막아야-

5분자유발언 [정읍시의회 정상섭 의원]
5분자유발언 [정읍시의회 정상섭 의원]

존경하는 정읍시민 여러분, 조상중 의장님과 선배 동료의원님, 유진섭 시장님과 공직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초산, 시기, 상교동이 지역구인 정상섭 의원입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6. 23. 트위터에 “ 인구지진(Age-quake: 인구절벽으로 생산인구보다 고령인구가 많아 고령화가 사회구조의 파괴력에 끼친 영향이 자연재앙인 지진보다도 크다는 뜻)이 사회구조를 뿌리채 흔드는 충격을 맞고 있다”고 했습니다.

인구학자 조영태 교수도 「인구 미래 공존」이라는 최근 저서에서 “현재 부산시 337만 명에 맞먹는 생산, 소비, 투자를 왕성하게 하는 25~59세 연령대인, ‘일하는 인구’ 315만 명이 향후 10년 안에 줄어들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인구가 사회구조를 충격적으로 변화시켜 지방이 소멸위기 인데, 이를 막을 새로운 대안으로 관계인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관계인구란 2016년 일본의 사시데 카즈마사가 「우리들은 지방에서 행복을 찾는다」라는 책에서 쓴 말로, 인구를 정주(定住)인구에 한정하지 않고 도시에 거주하면서 관광이나 체험활동을 하는 사람, 출향인 등으로 농촌 등 특정 지역과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지역특산물 소비를 위해 직접 방문하는 취미·소비형, 도시에 직장이 있지만 지방에서 부업이나 겸업을 하는 취업형, 지역축제 등에 참가하는 참가·교류형, 지역발전을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직접기여형 등으로 나뉘어 집니다.

지방소멸에 발빠르게 대응한 선발주자 경북은 올해 6월 초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을 통해 ‘–작지만 강한연결- 관계인구를 활용한 인구유입방안’이라는 보고서를 이미 냈습니다.

후발주자인 전남도 지난 6.15. ‘도시군 인구정책협의회’를 구성 ‘저성장, 인구감소 시대, 관계인구를 통한 지역 성장 모색‘이라는 주제발표를 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전북이나 정읍시에서는 관계인구 활용을 통한 인구 증가 정책들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정읍시는 2018년 정읍시민과 출향인의 애향심을 높여 시의 발전을 이끌 목적으로 「정읍시 애향운동본부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같은 조례 제3조제2항은 애향운동본부가 ‘출향인의 애향의식 함양 및 유대강화를 위한 활동’을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의원은 2019.2.19. 5분자유발언을 통해 정읍인물사관을 세워서 약 17만 출향인(정읍시의 산술적 인구: 1965년 28만 명에서 현재 11만 명을 뺀 숫자)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고, 이분들의 역량을 선용해 지역인구 감소와 노령화로 인한 지역경제의 침체를 상쇄해 보자고 주장했습니다.

애향운동본부가 시민의 날 행사에 출향인들을 초대해 시정 홍보와 식사대접, 설명절 귀향 환영행사 정도의 관행적 활동 범위를 넘어 인물사관의 운영으로, 그분들과 유대를 강화해 역량을 선용하는 구심체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가장 좋은 관계인구를 늘리는 방안이어서 2년 전 주장했지만 지금도 공허한 메아리입니다.

다른 지자체들은 지방소멸에 대비 인구정책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국가가 20년 간 500조가 넘는 예산을 들이고도 거의 효과가 없는, 지자체 간 경쟁적으로 누가 더 출산장려금 등 돈을 많이 주냐는 치킨게임식의 인구늘리기, 인구 묶어두기, 정착률이 낮은 귀농귀촌 사업 같은 약발이 다한 고식적 인구정책에 매몰돼 있습니다.

우리 시의 행정행위가 너무 고답적이고, 안일하고, 혁신적 정책의 수용성마저 부족한 것은 아닐까요? 지역발전을 위한 현안을 풀어가는 것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에 있는 자원을 잘 활용하면 훨씬 적은 에너지로 시행착오나 주민 간 갈등 없이 행정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고, 성과 또한 극대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집행부 임기 4년은 정책을 계획해서 실행하고 효과를 내기까지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하지만 계획을 잘 만들어 실행만이라도 하면 다음 집행부 4년이 그 정책을 완성하고 그 과실(果實)은 지속적으로 시민들께 돌아갑니다.

출향인들 중 상당수는 노후에 자신의 삶터였던 고향의 부모님 터전에 내려와 살기를 원하고, 많은 도시인들도 퇴직 뒤 자연환경이 좋고 경관이 아름다운 곳에서 조용하고 여유롭게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며 사는 것을 로망처럼 여기고 있습니다.

이들의 역량을 정주인구는 아니어도 관계인구로라도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광역 및 기초지자체의 행정가와 민간전문가 등이 중앙정부와 협의해 지자체의 특성이 반영된 수용 가능한 관계인구 정책을 적극 찾아내야 합니다.

논의되고 있는 고향시민카드 발급, 방학 가족 캠프, 고향사랑기부제(고향세)정책 같은 입법(조례)의 검토와 연구용역으로 집행부는 정읍 실정에 맞는 정책을 발굴하고, 애향운동본부가 중심이 된 인물사관에서 그 정책을 실행하도록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처럼 관계인구는 도농복합도시를 살릴 수 있는 튼튼한 지원자 역할을 하며, 퇴직 뒤에는 이들을 정읍의 정주인구로 유입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보다 먼저 인구소멸을 경험한 일본은 2016년부터 관계인구 증가를 위해 지차체 별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도 이제는 치킨게임식의 정주인구 뺏어오기 경쟁 인구정책에서 벗어나 정읍지역에 연고가 있는 출향인, 정읍에 관심이 큰 도시민 등 지지층 늘리기에 역량을 쏟아서 지역 소멸위기를 막아내고 희망찬 정읍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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