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 선양사업 제대로 하자!

본 발언에 앞서 5년 전 오늘 영문도 모른 채 참사를 당했던 세월호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원하며,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2014년 4월 16일 그날의 진실이 하루 빨리 밝혀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정읍시의회 이도형 의원
정읍시의회 이도형 의원

동학농민혁명 선양사업 제대로 하자!

존경하고 사랑하는 정읍시민 여러분!

발언 기회를 주신 최낙삼 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님 여러분!

그리고 바쁜 일정 중에도 시민의 소리를 경청하시기 위해 본회의장에 출석하신 유진섭 시장님과 공직자 여러분!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내장상동이 지역구인 이도형 의원입니다.

지난 2월 19일 국무회의의 의결을 거쳐 ‘황토현 전승일’인 5월 11일이 동학농민혁명 법정 기념일로 지정되었습니다. 2004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지역 간 의견이 대립돼 합의안을 내지 못하다가 14년 만에 결실을 보았던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동학농민혁명은 조선 말기 부정·부패 척결 및 반외세의 기치를 내걸었던 대규모 민중항쟁이었습니다. 비록 미완의 혁명으로 끝났지만, 중세에서 근대로 이행하는 과정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19세기 후반 우리나라와 동아시아의 국제 질서를 변화시키고 을미의병 활동, 3·1운동,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 촛불혁명의 모태로서 오늘날 평등사상과 민주화의 지평을 연 근대 민족사의 대사건이었다.

국가 기념일 제정을 계기로 미완의 혁명을 완성시켜야 할 책무가 대한민국 모든 국민에게 특별히 황토현 전승지가 있는 우리 정읍시민에게 있습니다. 혁명을 제사화하고, 박제화 시키고, 연구논문 속에 가두어서는 안됩니다. 동학농민혁명을 현재적 과제로 실천했다면 우리 민족의 분단도, 독재도, 세월호 참사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없었을 것입니다.

황토현 전승일이 동학농민혁명 국가 지정 기념일로 지정된 것은 우리 정읍시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3.1절, 4.19, 8.15, 장애인의 날, 사회복지의 날 등 수많은 국가 지정 기념일이 있지만, 국가 기념일 중에 특정지역과 연관성이 있는 날은 제주의 4.3, 광주의 5.18 외에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정읍시가 동학농민혁명 선양사업에 최선을 다해야할 이유입니다.

그동안 정읍시의 동학농민혁명 선양사업은 국가기념공원조성사업, 전봉준 유지 등 유적지 보수나 관리와 같은 하드웨어와 민간단체를 통한 황토현 전승 기념제, 고부봉기 기념행사 같은 행사성 사업이 주를 이뤘습니다. 동학농민혁명선양 업무 담당부서는 문화분야 과에서 관광분야 과로 또 다시 문화분야 과로 왔다갔다를 반복해왔습니다. 인력 또한 팀장 1명을 포함하여 전문성이 거의 없다시피 한 일반직 3명으로 선양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엔 난망한 실정입니다.

본 의원은 황토현 전승일이 국가 기념일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그동안 추진했던 동학농민혁명 선양사업을 되돌아보고,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선양사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정읍의 지역 정체성과 동학농민혁명과의 연관성을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읍은 예로부터 끝없이 샘물이 솟아나는 고을이어서 우물 정(井)자 井邑입니다. 정읍은 고이지 않고 늘 새로움이 솟아나는 도시, 정체되지 않고 늘 혁신하는 도시가 될 때 진정 동학농민혁명의 본 고장이 될 것입니다.

동학농민혁명 선양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구체적인 방법으로 첫째, 도시 곳곳에 동학농민혁명군 지도자를 비롯한 세계적인 혁명가들의 거리, 공원 등을 조성할 것을 제안합니다. 혁명가들은 정치분야에 제한하지 않고, 문화와 예술, 과학과 학문, 종교와 철학, 경제와 산업 등 각 분야에서 혁명적 활동을 했던 누구라도 연령, 성별, 인종, 국가를 막론하여 동상 등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존경할만한 분들을 가까이서 접할 때 우리 정읍의 아이들에게 무한한 꿈을 키워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특색 있는 거리나 공간들은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것입니다.

둘째, 동학농민군의 12개 폐정개혁안을 오늘날의 실정에 맞게 재설정하여 해마다 한 가지를 선정해 전 시민 생활실천운동을 전개할 것을 제안합니다. 1년 동안 각급 학교나 관공서, 시민사회단체에서 실천한 결과물들을 동학농민혁명 기념주간에 발표하고, 기념식에서 총화해내면 좋겠습니다.

셋째,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동학농민혁명 관련 지역 특화교육이 필요합니다. 전라북도에서 개발한 교재를 보완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동학농민혁명 관련 교육을 하여야 합니다. 예컨대, 유적지 현장학습, 인물 탐구학습, 백일장, 사생대회, 전통놀이로 개발한 동학농민혁명 승람도 게임의 보급 등 다양한 방법을 찾아 지원해야 합니다.

넷째,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들에게 수당을 지급할 것을 제안합니다. 특별법에 근거해서 유족으로 등록된 분들이 약 1만5백여 명이라고 합니다. 그리 많은 인원이 아닙니다. 이들에게 국가차원의 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건의하고, 국가차원의 수당이 지급되기 전까지 현재 정읍시에 거주하는 유족들에게 우리 정읍시 차원에서 수당을 지급할 때 황토현 전승일을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로 제정한 의의를 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섯째, 동학농민혁명 선양을 위한 기구를 확대하고, 기념재단, 계승사업회, 유족회, 시민사회와 유기적 관계를 형성하여 전 시민적 선양사업을 추진해야 합니다.

황토현 전승일이 국가 기념일로 지정되자 정읍이 동학농민혁명의 맏형의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하신 유진섭 시장님, 본 의원의 제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하시고 적극 추진해주시기 바랍니다.

경청하여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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