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원숭이 탈출사건 관련 정읍시민의 궁금증을 해소하라!

정읍시의회 이도형 의원
정읍시의회 이도형 의원

안녕하십니까? 내장상동이 지역구인 이도형 의원입니다. 5분 자유발언의 기회를 주신 최낙삼 의장님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정읍시민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시는 선배 동료 의원님 여러분, 유진섭 시장님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 사육장을 탈출했던 원숭이가 13일 만에 포획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지난 11월 6일 영장류자원지원센터 준공식 행사가 막 끝난 뒤인 오후 3시 30분경 센터 내 캐슬동에서 생후 38개월 된 키 60㎝ 남짓, 몸무게 4.3㎏ 정도의 붉은털 원숭이 암컷 한 마리가 높이 7m, 상단에 최대 1만2000V(볼트)의 고압 전류가 1초 단위로 흐르는 울타리를 넘어 사라졌습니다.

센터는 그간 소방당국과 경찰, 정읍시와 공조 아래 15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하는 등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여오다 19일 오전 9시 46분경 센터 인근 숲에 미리 설치해둔 구조용 덫에 포획된 채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입암면에 소재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영장류자원지원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영장류 사육시설로, 알츠하이머병(치매), 파킨슨병을 비롯한 난치성 질환 연구와 인지기능과 사회성, 발달 등의 연구실험에 사용될 영장류를 실험용으로 공급하기 위해 2014년부터 4년간 총 204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어졌다고 합니다.

최대 3000마리의 영장류 사육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는 붉은털 원숭이 160마리를 포함한 590마리의 영장류가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붉은털 원숭이와 인간은 93%의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숭이 탈출사건이 일어난 후 시민들은 탈출한 원숭이에 의한 인간과 자연생태계에 미칠 피해를 걱정하거나 사육장 측의 관리 부실, 영장류 사육의 적법성 문제, 나아가 동물실험과 동물학대에 대한 문제제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원에서 걱정과 궁금증을 갖게 되었습니다.

본 의원이 지금까지 시민들이 궁금해 하고, 또 본 의원 스스로가 궁금한 내용에 대해 정읍시 당국에 공식적으로 질의합니다.

첫째, 영장류자원지원센터의 발표 내용에 대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센터는 탈출했던 원숭이 역시 실험에 동원된 적이 없고, 이곳에서 사육 중인 모든 영장류는 국내로 들여오기 전부터 각종 검역을 거친 개체들이기 때문에 사람과 자연생태계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영장류 센터가 사건발생부터 지금까지 발표한 모든 내용들이 사실인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많습니다. 원숭이의 탈출 경위, 포획된 원숭이와 탈출 원숭이가 동일한 개체인가? 사육 과정에서 정말로 어떤 실험도 하지 않고 있는가? 그동안 사육 도중에 폐사한 개체는 없는가? 등등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들에 대한 사실확인이 필요합니다.

둘째, 붉은털 원숭이는 일명 히말라야 원숭이라고도 불리며, 인도의 벵골 지방, 아프가니스탄 동부, 아삼, 미얀마, 티베트, 중국 남부 등지가 주 서식지이고, 다 아시다시피 국제적 멸종위기 동물입니다.

멸종위기 동물을 번식하기 위해서는 환경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전북지방환경청에서는 아직까지 승인하지 않았다는데, 멸종위기 영장류를 국제 협약과 국내법을 무시하고 자체적으로 3,000마리까지 번식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히말라야 원숭이 이외 어떤 영장류를 번식하려고 하는지? 현재까지 자체 번식을 해왔는지? 자체 번식을 위한 법규에 따른 행정절차는 무엇이고? 이행했는지? 법을 어기고 행하는 일이라면 누가 책임을 지어야 하는지?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영장류 사육의 경제성 관련입니다.

생명연에서는 히말라야 원숭이 1마리를 수입하는데 600만원이 들어가서 수입 대체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많은 예산을 아끼는 것처럼 말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투입될 비용을 제외하고라도 지금까지 투입된 비용이 204억 원인데(새전묵신문, 2018.11.08.), 이 돈이면 3,400여 마리를 합법적으로 수입할 수 있는 돈입니다.

이렇게 경제적 타당성이 전혀 없는 사업이 어떤 과정을 거쳐 승인이 되었는지 밝혀주시기를 원합니다.

넷째, 동물실험의 윤리성에 관한 내용입니다.

최근 양진호 씨가 활로 닭을 쏘거나 일본도로 내리치는 장면을 보면서 잔인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반려동물이 늘어나고 생명존중의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동물학대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한편, 국제적으로 동물실험의 유효성 및 윤리성에 의문을 갖고 있고, 이에 유럽 등 많은 국가에서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일찍이 120여년 전에 생명존중의 사상을 바탕으로 동학농민혁명을 일으킨 정읍에서 인간과 DNA가 매우 유사한 영장류를 실험동물로 사용하기 위하여 국내 최대 규모의 영장류 사육시설을 운영한다는 것에 분노하는 시민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입암면 원숭이 사육장에서 길러진 영장류들은 앞으로 어떤 곳에서 어떤 실험을 받게 되는지? 그동안에 실험을 목적으로 다른 연구기관으로 보내진 사례는 있는지? 알려 주십시오.

다섯째, 정읍시는 원숭이는 현행법 상 가축이 아님에도 적법한 사육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2014년 정읍시가축분뇨조례를 개정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토지 제공 등 기반시설까지 조성해 주었습니다. 정읍에 어떤 이익이 있기에 이런 지원을 했는지? 생명연과의 계약 내용이 무엇인지?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합니다.

여섯째, 원숭이가 비록 현행법 상 가축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대규모 동물 사육장이니만큼 분뇨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데, 이 사육장에서 발생하는 분뇨처리는 어떤 법률적 근거로 또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영장류 사육장은 우리 정읍시 안에 있습니다. 우리 정읍시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정읍시민들이 알 권리가 있습니다. 정읍시장은 정읍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들에 대해 소상히 파악해서 의회와 시민들에게 결과를 공개적으로 보고해주시기를 공식적으로 요청합니다.

마지막으로 정읍시민이 거짓과 은폐의 장막을 뚫고 불편한 진실 앞에 당당히 설 수 있게 해준, 그리고 돈과 개발 중심의 생명과학, 생명공학의 도시보다는 생명윤리, 생명살림의 도시로 거듭 나라는 메시지를 전해준 원숭이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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